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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EU로의 귀환 선언…오르반 총리의 패배와 새로운 정치 지형

2026-04-14 06:30:45.175+00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16년간의 정권이 교체되었다. 이번 선거는 유럽연합(EU)과 국제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는 EU에서의 든든한 우군을 잃게 되었다. 새로운 야당 대표인 마자르 페테르 대표는 선거 승리를 선언하며 "미·러 정상에게 전화하지 않겠다"라고 공언하고 친EU 노선을 확고히 하였다.

이번 헝가리 총선은 미국과 러시아 대 유럽연합의 대리전과 같은 양상을 보였다. 국가선거위원회에 따르면, 티서당은 전체 199석 중 138석을 확보하며 여당인 피데스당(55석)에 비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티서당은 과반 의석이 아닌 3분의 2 의석 확보를 목표로 했으나 이미 이를 초과 달성해 동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충분한 동력을 갖추게 되었다.

오르반 총리는 그간 미국과 러시아에 밀착하며 EU의 대러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서 대립 각을 세워왔다. 그는 유럽 극우 정치의 대표적 인물로 EU의 공동 이익보다 헝가리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그러나 선거 전, 오르반 정부 고위 인사의 러시아와 EU 기밀 정보 논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정치적 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패배를 안게 된 마자르 대표는 헝가리의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하며 "헝가리는 더 이상 러시아의 꼭두각시 국가가 아니다. 이제 유럽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는 발언을 통해 관계 재설정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초기 외교 노선에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강력한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으며, 폴란드와의 관계 복원 조치도 신속히 추진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무즈타바 라흐만 유럽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헝가리 총선 결과를 "유럽의 판도를 바꿀 변곡점"으로 평가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자로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과 우크라이나를 지목하며, 패배자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유럽 우익 정치 세력을 꼽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EU의 정세 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내부의 걸림돌이 사라짐에 따라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헝가리의 새로운 정권은 우크라이나의 차관 요청과 추가 대러 제재 등의 현안을 새롭게 검토할 여지가 발생했다. 과거 오르반 총리는 EU가 합의한 900억 유로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차관 제공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이제는 새로운 정치적 환경에서 재협상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특히, 헝가리 총선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르반 총리의 보수주의 포퓰리즘과 반이민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민주당 내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패배를 계기로 트럼프의 지지를 받는 의원들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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