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글렌, "AI 시대에 진짜를 증명해야 한다"
2026-05-20 02:30:44.658+00
트레버 페글렌은 최근 AI의 발전으로 우리의 인식 방식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4일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리가 가짜 정보를 걸러내는 대신 진짜를 증명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SNS에서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경험했다. 과거에는 가짜 정보나 잘못된 정보를 구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무엇이 진짜인가'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페글렌은 LG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하며, 기술의 감시와 AI의 편향성을 주제로 탐구해온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15년간 우리가 이미지를 바라보는 방식에 두 번의 중대한 변곡점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첫 번째 변곡점은 컴퓨터 비전 기술의 발전이다. 자율주행차, 공항의 얼굴 인식 시스템 등은 모두 인간의 판단이 없는 기계를 위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 사라지게 하고, 데이터 중심으로 사람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이어진다는 그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페글렌은 컴퓨터 비전이 객관성을 지닐 것으로 믿어왔던 사람들이 오히려 편견을 학습하여 인종과 성별에 대한 편향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AI가 생성하는 이미지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이미지들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이는 문화와 정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두 번째 변곡점은 생성형 AI의 출현이다. 페글렌은 이제 우리는 텍스트, 예술 작품, 심지어 사진을 생성하는 데 있어 반드시 저자, 예술가, 사진가가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창작자와 작품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으며, 이 상황은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최근 이란 전쟁과 관련된 온라인 AI 이미지 논란을 언급하며, 현재 우리는 모든 것이 가짜일 수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진짜를 찾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사회적, 정치적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글렌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현실 인식이 흔들릴 수 있으며, 이는 미셸 푸코와 한나 아렌트의 경고가 현실로 드러나는 모습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AI 편향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개별 기업이나 개발자 개인의 책임으로 한정되지 말고, 사회 전체의 책임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는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기를 원하는지 뿐만 아니라, 기술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페글렌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와 협업하고 긴 조사 과정을 거치는 새로운 작업 방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른 예술가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AI에 의해 변화하는 인식 방식을 예술로 풀어내는 작업은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