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종전 협상에 '아브라함 협정' 언급하며 중동 외교 재편 모색
2026-05-25 23:30:42.07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국가들에게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의 참여를 요구하는 발언을 한 이후,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공화당 내 강경파들의 '핵 없는 종전' 비판에 대응하고,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이 쏟아낸 노력을 고려할 때, 이 국가들이 동시에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된 국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파키스탄으로, 그는 "대부분의 국가가 이란과의 합의를 역사적인 사건으로 만들어야 할 준비와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아브라함 협정은 그의 첫 번째 임기 동안인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를 촉진하기 위해 체결된 협정이다. 이 협정은 양국 간의 외교적 관계를 구축하는 대신 안전과 경제 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UAE와 바레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랍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브라함 협정을 언급한 배경은 정치적 이유가 크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향후 핵 문제에 대한 양해각서(MOU)의 체결이 논의되자 공화당 내 강경파들 사이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러한 비판의 대표적인 예로,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는 이란이 최종 평화 합의도 없이 재개방을 약속한 것이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또한 이번 상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라는 전쟁의 명분이 후순위로 밀려나면서 공화당 내에서는 '오바마식 핵 합의 시즌2'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만약 중동 국가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한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파의 비판을 잠재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린지 그레이엄은 이를 "중동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합의 중 하나"라고 바라보며 지지의사를 표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협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가자 전쟁으로 인해 증가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한 반이스라엘 여론이 아랍권 내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브라함 협정의 참여를 요구받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파키스탄의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밖의 요구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 사우디와 카타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인정할 경우에만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시도는 이스라엘 선거 일정과도 맞물려 있으며, 단기간 내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되돌릴 수 없는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