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에스코바르 유산 하마 80마리 안락사 결정
2026-04-15 10:30:38.602+00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들여온 하마의 개체 수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을 도태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마 개체 수가 170여 마리에 달하며,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계획에 따라 최대 80마리가 안락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1980년대에 에스코바르가 개인 동물원을 운영하면서 들여온 4마리 하마에서 출발한 이들은, 현재 부근 지역에서 번식해 야생 하마로 성장하고 있다. 콜롬비아 국립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이 하마들은 최근 농장과 100㎞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까지 목격되고 있으며, 그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하마들이 농장과 강 주변 등의 지역에서 자주 주민들과 마주치고 있으며, 이는 주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토착종과의 서식지 및 먹이 경쟁을 통해 생태계를 더욱 교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 장관 이레네 벨레스는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언급되지 않았다.
콜롬비아 정부는 중성화 수술 및 동물원 이송 등의 방법으로 개체 수를 줄이려 했으나, 비용 문제와 하마의 공격성과 같은 이유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프리카로 하마를 되돌려 보내는 방안에 대해서도 유전적 다양성과 질병 전파의 우려로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권 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상원의원인 안드레아 파디야는 이를 "잔인한 선택"이라고 비난하며 "하마들은 정부 관리 부실의 결과로 존재하게 된 생명체들"이라고 지적했다. 동물복지 운동가들은 이번 결정이 콜롬비아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콜롬비아는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야생 하마가 서식하는 국가로, 에스코바르의 유산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