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원유 차단된 아시아, 미국산 원유 확보 경쟁 심화
2026-04-17 07:01:22.93+00
호르무즈 해협의 이중 봉쇄로 인해 중동산 원유 공급이 차단된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산 원유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에서 미국 남부의 걸프 연안으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의 수가 70척에 달해 평상시의 두 배 이상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유조선은 보통 중동산 원유를 일본 등 아시아로 운반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나, 현재는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유럽 조사회사 케플러의 애널리스트는 이를 '함대처럼 미국으로 향하는 유조선들'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각 유조선의 적재 능력은 200만 배럴로, 이들은 일본의 전체 석유 소비량의 약 반나절 분량에 해당하는 양을 운반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한국, 싱가포르, 태국의 정유업체들이 다음 달 미국 걸프 연안 유종으로 최소 6000만 배럴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3년 간 가장 많은 물량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산 원유의 주문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산 원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에너지 생산 상황 또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15일 발표한 자료에서, 최근 일주일 동안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522만5000배럴로 주간 증가율이 2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개월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천연가스 수출량도 증가 추세에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은 2027년까지 2025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현재 가동 중인 5개의 수출 기지가 2026년부터 운영을 시작하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이란 평화협상 당일, "대량의 빈 석유 유조선이 미국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미국이 중동산 원유의 대체처로서 부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더욱 부각시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14일 167척의 원유 탱크가 미국을 목적지로 신고했음을 발표하며, 이 중 103척은 미국산 원유를 적재하기 위한 빈 탱커라고 밝혔다.
김민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