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치 불안 속 석유 기업들, 아프리카·남미 탐사에 집중
2026-04-20 10:30:49.96+00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혼란이 심화되면서 엑손모빌, 셰브런 등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이 중동 이외 지역에서 새로운 석유와 가스 자원을 개발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전해졌다.
엑손모빌은 나이지리아의 심해 유전에 최대 24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셰브런은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BP는 나미비아에서 해안 유전 블록을 인수했으며, 토탈에너지는 튀르키예와 탐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란 전쟁과 페르시아만 지역의 물류 병목 현상이 서방 석유 기업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초래했지만,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석유 산업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WSJ은 이러한 변화로 인해 석유 기업들이 과거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지역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연구·컨설팅 업체인 우드매켄지는 주요 석유 기업들이 향후 몇 년간 탐사 사업을 통해 1200억 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셰브런 임원이었던 에드워드 초우는 "탐사 업계 사람들이 항상 새로운 기회를 꾀하며, 이제는 그것을 실행할 자금이 마련되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크리스 라이트 장관과 내무부의 더그 버검 장관은 최근 석유 기업 경영진에게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원유 생산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서방 석유 기업들은 중동에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엑손모빌은 1분기 글로벌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이 6%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카타르의 천연가스 시설도 전쟁 피해를 입어 약 50억 달러의 연간 매출 손실을 예상하고 있으며, 복구에는 최대 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WSJ은 앞으로 에너지 업계가 페르시아만 외의 다른 지역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셰브런은 이라크 바스라 오일과의 독점 협상에서 세계 최대 육상 유전 중 하나인 웨스트쿠르나2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란 전쟁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서방 석유 기업들이 중동에서 대형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한, 에너지 기업들은 전쟁 여파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 엑손모빌, 셰브런, 셸, BP, 토탈에너지는 아프리카, 남미, 지중해 동부의 신규 시추 유망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세계 산유국들은 2050년까지 3000억 배럴의 신규 자원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엑손모빌은 최근 그리스 해상 시추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고, 이라크, 튀르키예, 가봉과의 예비 탐사 계약을 체결했다. 셰브런은 지난해 530억 달러의 헤스 인수를 포함하여 탐사팀을 강화했으며, 올해 전 세계 해상 개발에 7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미국 정유 시설들이 선호하는 중질유 확보를 위한 자산 교환 계약을 체결하고, 이집트 지중해 해역과 멕시코만에서의 탐사도 계획하고 있다.
리서치 및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슈라이너 파커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인 고유가는 석유 탐사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는 모든 원유에는 위험 프리미엄이 부과되어 기업들이 미개척지 탐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