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들, 거리 시위 대신 서점과 술집으로"…감시 속에서 연대 모색
2026-06-11 01:01:10.645+00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여성 전용 서점과 술집이 최근에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여성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커뮤니티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 당국의 엄격한 감시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이러한 현상을 보도하며, 여성 전용 공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청두의 '라이수샤' 서점은 주디스 버틀러와 시몬 드 보부아르 같은 페미니즘 저자들의 서적을 판매하며, 갱년기 대처법이나 인공지능(AI)의 편향성 등 다양한 주제를 소재로 독서 토론 모임도 진행한다. 서점 운영자인 선선 씨는 문제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 행사를 열기 전 공안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당국의 높은 수준의 감시에 대한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작은 모임이라도 집단행동으로 불거질 위험이 있는 경우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기 때문에, 주요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서는 영화제에서부터 강연, 보드게임 행사까지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취소된 바 있다.
청두에서 여성 전용 바 '리어뷰 미러'를 운영하는 장원자 씨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여성을 모두 위한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자신의 바에 대한 기제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 전용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개업 초기 한 남성 고객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도 있었다.
과거에는 소규모 여성 단체들이 거리로 나서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항의했으나, 많은 경우 구금이나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중국 미투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언론인 황쉐친은 2021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직전 광저우에서 구금되었고, 2024년에는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여성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정기적으로 폐쇄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 중국의 여성주의 운동은 가부장제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보다는 여성 간의 연대와 역량 강화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높은 교육 수준의 중국 여성들이 고령화와 국가 지원 보육 축소로 인해 돌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 역시 이러한 흐름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던 페미니즘 활동가 리마이쯔는 "여성 권리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 활동은 정부의 눈길을 끌기 쉬운 만큼, 이러한 변화는 페미니즘의 후퇴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엄격해진 정치적 환경에 대한 전략적 적응"이라며 의견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