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박 농가, 라쿤의 잇따른 피해에 시름
2026-06-15 05:00:40.477+00
일본의 지바현에서 외래종 라쿤의 급증이 수박 수확철에 농가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최근 지바현 내에서 라쿤의 개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박 농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40대 농민 A씨는 "농가만으로는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며, 올해 5월 중순 자신이 재배한 수박이 훼손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2월부터 비닐하우스에서 정성껏 재배해온 수박 10여 통이 라쿤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라쿤은 수박의 표면에 작은 구멍을 뚫고 앞발로 과육을 파먹는 방법으로 농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그는 라쿤을 막기 위해 인체 감지 센서 조명과 라디오를 설치했지만, 결국 다른 비닐하우스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A씨는 "한 번 맛을 본 라쿤이 수박만 찾아다니고 있다"며 라쿤의 식습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다른 농민 B씨는 "지난해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올해 들어 15통의 수박을 잃었다"며, "수박은 한 포기당 1~2개만 수확되므로 약간의 상처라도 상품 가치가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기 울타리 설치 외에는 대책이 없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라쿤으로 인해 피해가 누적되면서, 지역 농민들은 이를 농담으로 극복하고 있다. 한 행사에서 농민들은 어린이들에게 "이 수박은 아저씨들이 곰과 싸워가며 키운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서 '곰'은 라쿤을 가리킨다.
북미산 라쿤은 잡식성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는 동물이다. 일본에서는 1977년 방영된 애니메이션의 영향으로 반려동물로 키워지다가 유기되면서 야생 개체수가 증가했다. 현재는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외래생물로 지정되어 있다. 지바현의 라쿤 개체수는 1990년대부터 확대되어 현재는 사실상 전역에 퍼져 있고, 농작물 피해액도 크게 늘어났다. 2006년에 비해 2024년 피해액은 10배 이상 증가하여, 현재 농가들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라쿤 침입이 주택과 빈집에서도 증가하고 있어 지바현 당국은 주민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적절히 처리하고 건물 틈새를 막는 등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