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계획…국제법 논란 촉발
2026-04-19 05:01:26.82+00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란의 이 같은 조치는 전투가 시작된 이후 이미 여러 선박이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하며 해협을 통과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군사적 긴장을 넘어서 국제 해양 질서를 크게 흔들 수 있는 선례가 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란은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의 사례와 같이 자국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세를 부과할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해양법 전문가들은 운하와 해협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란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수에즈 및 파나마 운하는 특정 국가가 인위적으로 구축한 인공 구조물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로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해협에서의 통행료 부과는 예전의 사례도 있지만, 현대 국제 해양법에서는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19세기 이전에는 덴마크가 외레순 해협에서 통행세를 징수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결국 미국의 항의로 이 관행은 폐지됐다. 비슷한 사례로 튀르키예도 역사적으로 보스포루스와 다르넬스 해협에서 통행세를 부과해왔으나, 몽트뢰 협약에 따라 안전 서비스 비용으로 전환되었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복잡성도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 해협은 이란, 아랍에미리트, 오만 세 나라가 각자의 영해를 나누고 있는 지역으로, 이란이 임의로 해협을 봉쇄하더라도 오만의 협조 없이는 장기적으로 이를 유지하기 어렵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 계획은 이러한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중대한 물류 노선이다. 만약 이란의 통행료 징수가 시행된다면, 다른 전략적 해협에도 유사한 선례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변화는 생필품과 연료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경제적인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영유권 분쟁 중인 해역에서는 통행료 논쟁이 충돌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많은 해협이 이에 대한 미해결 영유권 논란을 안고 있으며, 통행료라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힌 순간, 이는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증대시킨다.
현재 국제사회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대만해협으로, 이란의 상황을 참고삼아 중국의 대만해협 활용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선박을 자의적으로 통제한다면, 동아시아에서 발생할 경제적 충격은 중동의 원유 수출 차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수백 년 간 유지되어온 국제 해양 질서가 유지될지, 혹은 새로운 혼돈의 시대가 열릴지가 결정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 정세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자국의 경제 안보와 해상 교통로 보호를 위한 전략적 대비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