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장으로 전락 위기
2026-06-03 12:00:45.362+00
에베레스트가 한때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던 명성을 떠나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장'으로 변해가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에베레스트 등반 정보 계정인 '에베레스트 투데이'가 공개한 영상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영상 속 에베레스트 사우스콜(South Col) 캠프 IV는 8000미터에 가까운 고도에 위치한 마지막 야영지로, 이곳은 강풍에 나부끼는 낡은 텐트와 버려진 등반 장비, 빈 산소통,와 통조림 캔 등으로 뒤덮여 있다. 더욱이 배설물 문제가 심각하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에베레스트로 몰리는 등반객의 급증이 이러한 문제를 가중시킨다고 말한다. 올해 봄 시즌 동안 네팔 쪽에서만 하루 274명이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워, 단일일 기준 역대 최다 수치에 도달했으며, 시즌 전체 정상 등정 횟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수십 년째 반복되고 있는 에베레스트의 쓰레기 문제와 잘 어울린다.
네팔 정부와 셰르파들은 매년 대규모 정화 작업을 시행하지만 진전은 미미하다. 2024년에는 정화팀이 에베레스트에서 11톤의 쓰레기와 4구의 시신을 수거했지만, 이들 중 일부는 1950년대 원정대가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쓰레기 문제와 함께 배설물 문제도 같이 대두되고 있다. 현지 환경단체인 사가르마타 오염통제위원회는 에베레스트 일대에서 매년 11~12톤의 인분이 배출된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네팔 당국은 2024년부터 에베레스트와 인근 로체산의 등반객에게 배설물 수거용 봉투 사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등반객들은 베이스캠프에서 이 봉투를 구매하여 사용한 후 제출해야 하는 규정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쓰레기 수거 정책은 기대만큼 효과를 보고 있지 않다. 네팔 정부가 2014년부터 시행해온 '쓰레기 보증금 제도'는 지난해에 폐지되었는데, 이는 고산지대 쓰레기가 제대로 회수되지 못한 사례로 지적된다.
산악계에서는 에베레스트의 지나친 상업화가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언급되고 있다. 최근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콘텐츠를 위해 준비가 부족한 등반객들이 증가하면서, 셰르파들의 안전 부담 또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에베레스트의 오랜 전통과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