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AI로 제작된 출연자와 각본의 수상 자격 제한 공식화
2026-05-02 08:00:48.625+00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 주최 측이 인공지능(AI) 기술이 제작한 배우와 시나리오의 수상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내년 제99회 시상식부터 AI 캐릭터나 챗봇이 작성한 각본은 수상 후보에 오를 수 없다는 방침을 확립했다.
연기 부문에서는 영화의 공식 출연진 목록에 오른 인간 배우만이 심사 대상이 되며, 이러한 배우가 직접 연기한 경우에 한정된다. 따라서 AI로 생성된 캐릭터나 타 배우의 외형을 모방한 디지털 인물은 수상 후보에서 제외된다. 각본 부문 역시 인간 작가가 직접 집필한 작품만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영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고(故) 발 킬머를 AI 기술로 복원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배우와 작가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와 같은 우려는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2.0'와 같은 AI 영상 생성 모델의 확산으로 더욱 커졌다.
그러나 아카데미는 전반적인 영화 제작 과정에서 AI 활용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AI와 기타 디지털 도구의 사용은 후보 지명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며, 수상작 선정 시 인간의 창작 기여도가 주요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활용 방식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경우, 제작진은 해당 기술 사용에 관한 추가 설명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규정도 개정되어 각국의 공식 출품작이 아니더라도 경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은 심사 대상으로 포함되도록 했다. 칸, 베네치아, 베를린 영화제를 비롯한 선댄스, 토론토, 부산국제영화제 등이 주요 영화제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같은 조치는 정치적 이유로 자국의 출품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품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는 이란 출신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작품이 공식 출품 없이 프랑스를 통해 출품된 사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 개봉한 장편 영화를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