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000조원 돌파하며 27년 간의 왕좌 재확인
2026-06-01 03:00:24.003+00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0조원을 초과하며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격차를 빠르게 줄여왔지만, 삼성전자가 9% 이상의 주가 상승으로 다시 앞서 나갔다.
1일 증권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일 장중 9%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는 단일 종목으로서 시가총액 2000조원을 돌파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의 시가총액 역전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었다. AI 반도체의 주요 수혜주로 부각된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연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9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1853조원에 달하고 SK하이닉스는 약 1662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두 회사 간의 격차는 190조원으로 축소되었다.
삼성전자는 1999년 한국전력을 제치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뒤, 27년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이는 국내 증시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한 기업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준다. 그러나 AI 시대의 본격화로 인해 시장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HBM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공급망 핵심 업체로 부상하며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반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AI 관련 수혜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164.39%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258.37%로 더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주가 움직임은 두 회사 간의 시가총액 격차 축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시가총액 2000조원을 넘어서며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 기준 1700조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두 회사 간 시총 경쟁이 가지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보고서는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초과하는 순간이 오히려 강세장 종료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시스코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일렉트릭을 제치고 S&P500에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직후, 기술주 버블이 붕괴되었던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과열 국면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는 실적 전망에서 삼성전자가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순이익은 280조원, SK하이닉스는 208조원으로 추정되고, 내년에는 각각 349조원, 272조원으로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계속해서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