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 없는 앵무새' 브루스, 37전 전승의 비결은 독창적 전투기술
2026-04-26 10:30:50.454+00
뉴질랜드의 멸종위기종 케아 앵무새인 '브루스'가 어린 시절의 사고로 잃은 윗부리를 독특한 전투 기술로 극복하며 무리의 정상에 오른 사례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뉴질랜드 캔터베리대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브루스는 사고로 인해 잃은 부리를 활용한 혁신적인 전투 방식으로 37전 전승의 성과를 거두었다. 케아 앵무새는 높은 지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닌 뉴질랜드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구진은 총 12마리의 케아를 보호구역에서 4주간 관찰하였다. 총 227회의 싸움 중 브루스는 36번의 전투에 모두 참여하고 승리하며 지배 서열의 1위에 올랐다.
일반적인 케아 앵무새가 굽은 윗부리로 상대의 목을 물어 공격하는 반면, 브루스는 남은 아랫부리를 마치 창처럼 사용하여 상대를 찌르는 '부리 창 찌르기'라는 독창적인 기술을 활용했다. 그는 몸을 낮추고 신속하게 돌진해 상대의 날개, 다리, 머리 등을 찌름으로써 공격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연구 결과, 다른 개체들은 주로 목을 물어 공격하는 방식(67%)을 사용한 반면, 브루스는 찌르기 방식을 62% 활용하였으며, 이 방식은 73%의 경우에서 즉각적으로 상대를 물러서게 하는 성과를 보였다.
브루스의 전투 우위는 생리적 지표로도 나타났다. 그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가장 낮았고, 먹이를 얻는 데 있어 항상 우선권을 갖추었다. 또한, 다른 종들이 전형적인 지배 행동으로 섬세하게 깃털을 손질해주는 모습도 확인되었다. 브루스는 이전 연구에서도 도구를 이용하여 깃털을 손질하는 행동을 보였던 바 있다.
연구 책임자는 "브루스의 전투 기술은 일반적인 부리를 가진 개체가 흉내낼 수 없는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는 이를 통해 알파 수컷의 위치를 확보했다"며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지위를 유지한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동물 세계에서도 장애가 단순한 불리함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전략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이 사례가 보호구역 내에서 관찰된만큼, 야생에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달리 부리는 먹이 섭취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므로 자연 상태에서는 생존에 있어 더 큰 도전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