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나치 권력의 상징인 부지에 아파트 개발 논란
2026-08-16 08:30:38.209+00
독일 베를린 중심부에서 나치 독일의 주요 권력 기관이 위치했던 부지에 대한 개발 논쟁이 재燃하고 있다. 역사적 유산의 보존을 주장하는 이들과 도심 주거 문제 해결을 통한 개발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베를린 포츠담 광장 인근의 한 녹지 공간이 새로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아돌프 히틀러의 '신제국총리관저'가 있었던 자리로, 나치 정권의 중요한 행정 시설로 1930년대 후반에 세워졌다. 전쟁 중 지상 건물은 거의 파괴되었지만, 나치 시대의 벙커 일부는 여전히 남아있어 이 부지는 히틀러의 권력 중심 부를 보여주는 몇 안 되는 물리적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개발업체 SMV 베를린이 이 부지에 아파트와 사무 공간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해당 개발은 이미 승인된 상태지만, 역사 보존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이곳이 나치 독재의 잔재를 단순한 부동산 개발로 덮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베를린은 과거에도 나치와 관련된 유적을 둘러싼 논란이 잦았다. 어떤 이들은 나치의 범죄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현되는 특정 장소가 극우 세력의 성소로 변모하거나 역사적 의미가 과도하게 소비되는 것을 우려하는 입장도 존재한다.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오스트리아에서는 보다 명확한 해답을 제시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최근 히틀러가 태어난 도시 브라우나우암인의 생가를 개조해 경찰서로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히틀러가 1889년 태어난 장소이지만, 그는 생후 몇 개월 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그동안 이 건물은 장애인 지원 단체가 사용해왔으나 극우 세력이 이 장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2017년에 이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하였고, 2023년에는 약 2000만 유로를 들여 경찰 시설로 개조했다. 건물 외관도 변화했으며, 아치형 창문 대신 직사각형 형태로 교체되었고, 외벽은 황갈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다. 또한, '평화와 자유, 민주주의를 위하여. 다시는 파시즘이 없도록'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경찰이 세워지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역사적 맥락을 교육할 박물관이나 공간이 더 적합했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