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비트, 북한 해킹 자산 추적에 나서…미 법원 신속 증거개시 허용
2026-08-08 04:31:31.835+00
미국 법원이 북한과 관련된 해킹 사건으로 탈취된 15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추적하려는 바이비트(Bybit)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바이비트에게 ‘신속 증거개시’(expedited discovery)를 승인함으로써 숨겨진 자금 흐름을 찾기 위한 법적 경로를 제공했다.
미국 법원 기록에 따르면 바이비트는 지난 6월 18일, 북한 정찰총국 및 라자루스 그룹을 비롯한 신원 미상의 피고 20명을 상대로 소송을 비공식적으로 제기했다. 법원은 이튿날인 6월 19일, 바이비트의 신속 증거개시 요청을 승인하였다. 이번 조치는 바이비트가 자산 이동에 관련된 중간 연결고리를 식별하고, 가능한 자금을 회수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비트는 소송에서 일부 추적 가능한 자산이 미국 거래소로 유입되었으며, 계좌 보유자 정보, 잔고, 거래 내역의 공개를 요구했다. 일부 거래소는 법원 명령에 따라 협조할 마음이 있음을 보였다. 법원은 또한 신원 미상의 피고들이 특정 추적 가능한 자산을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임시금지명령도 발행하였으며, 이 명령은 7월 16일에 연장되었다. 그러나 일부 증거와 기록은 여전히 봉인되어 있다.
바이비트의 보고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시 탈취된 자산의 90.2%가 믹서, 크로스체인 브리지, 장외거래(OTC) 등을 통해 사실상 추적 불가능해졌다. 남은 9.8%는 식별 가능한 지갑으로 추적되었으며, 이 중 약 7,550만 달러(5.3%)는 동결 또는 회수된 상태다. 이는 1년 전 벤 저우 바이비트 CEO가 “68.57%가 여전히 추적 가능하다”라고 언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추적 가능 자산의 비율이 크게 감소한 것을 나타낸다.
이번 해킹 사건은 2월 21일 세이 월렛(Safe Wallet) 인프라가 침해되면서 발생했으며, 포렌식 조사 결과 세이 개발자의 인증 정보가 유출되어 공격자들이 클라우드 인프라에 악성 코드를 삽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월 26일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비트는 도난 자산의 반환 외에도 15억 달러의 배상금 청구, 징벌적 손해배상, 그리고 미국의 ‘범죄조직법’(RICO)에 따른 3배 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해킹 사건의 자금 추적은 시간이 흐를수록 어렵기 때문에 이번 법원의 결정은 얼마나 많은 자산이 회수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법원에서 신속 증거개시가 허용됨에 따라 해킹 자산 추적이 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러나 기존에 90% 이상의 자산이 믹서 및 브리지 등을 통해 추적 불가능해진 점은 회수의 한계를 시사한다. 대규모 해킹사건 발생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추적 성공률이 저하되기 때문에, 거래소의 초기 대응 속도와 글로벌 법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법원 관할에 포함된 자금은 동결 및 회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며, 거래소의 인프라 위치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