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 반대
2026-08-15 07:30:30.314+00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에 대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사용을 자제하라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애플의 중국 공급망 검토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 가능성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지지하지 않으며, 메모리 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우수한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애플에 이 메시지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분명히 전달했다”고 답하며 발언의 핵심이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중국 업체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임을 알렸다. 애플은 공급 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의 제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기업은 중국 내에서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이며, 미국의 대중국 기술 통제 논의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어 왔다.
미국 정부의 규정에 따라, 애플이 창신메모리와 양쯔메모리에 제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이는 맞춤형 반도체 생산을 위해 기기 설계와 성능 기준 등 세부 정보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부품을 구매하거나 가격을 협상하는 행위는 별도의 금지 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법적으로 금지될 수 있는 사항과는 독립적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적 반대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애플의 결정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공급 문제도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구축이 이루어짐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였고, 스마트폰과 소비자 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 물량의 부담 또한 증가하였다. 애플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와 관련하여 중국 기업과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보다 미국 규제와 공급망 리스크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비 칸(Sabih Khan) 애플 최고운영책임자는 중국산 메모리의 테스트 여부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 공급 부족을 고려해 기존 공급업체와의 협력 및 미국 내 제조 증가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칸 최고운영책임자는 “메모리의 경우 맞춤화가 많지 않다”고 밝혀, 애플이 중국 업체와의 맞춤형 개발 없이도 범용 메모리를 공급받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은 한국의 메모리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의 기존 메모리 공급망과 글로벌 D램 수급에 있어 중요한 공급처로 언급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검토가 실제 공급 계약에 이르게 될지, 그리고 한국 업체의 물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정치권에서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과 조지 화이트사이즈 의원은 최근 러트닉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의 중국산 메모리 구매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창신메모리와 양쯔메모리를 제재 검토 대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선택지는 공급 안정성과 규제 리스크 사이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중국산 메모리 사용 여부는 가격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승인, 대중국 기술 통제, 기존 공급망과의 관계를 모두 포괄하는 복합적인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