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5년 만에 집값 하락…전쟁 영향으로 투자심리 위축
2026-04-23 18:01:10.206+00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주택 가격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자본이 주로 유입되는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 또한 크게 위축되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바이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밸류스트랫(ValuStrat)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서 3월 주택 가격 지수가 전월 대비 5.9% 감소하며, 이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확인되는 하락세다.
두바이는 그동안 면세 정책과 외국인 친화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하며 코로나19 이후 가장 활발한 부동산 시장으로 인식되어 왔다. 실제로 2020년 이후 두바이의 주택 가격은 7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인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변화시켰다. 잠정 휴전이 성사되었지만,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합의는 언제든지 깨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격 조정이 급등 이후의 자연스러운 초기 조정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하락세의 시작인지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직 판단이 갈리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거래 지표에서도 위축된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조사기관 레이딘(REIDIN)의 발표에 따르면, 3월 두바이의 총 주택 거래액은 약 111억 달러(약 15조 원)로 전월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거래 건수는 2월의 약 16,000건에서 3월에는 13,000건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완공 전 선분양 방식인 '오프플랜(off-plan)' 시장 역시 위축되었으며, 3월 선분양 시장의 거래액은 전월 대비 약 13% 감소했다. 선분양은 두바이 전체 주택 거래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며, 외국인 투자자의 장기적 전망을 반영하는 중요 지표로 평가된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자자 전용 비자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으로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증가한 점은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회복력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지정학적 긴장과 전반적인 투자 심리의 침체는 단기적인 시장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던 직후 급락했었던 부동산 개발업체 주가는 최근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과거 2009년의 선분양 시장 붕괴를 겪었던 전례로 인해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