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피자의 고급화, 세리스와 소득 격차의 상징으로 부상하다
2026-05-26 01:31:09.825+00
최근 뉴욕의 피자 시장은 세대 교체의 물결 속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Ceres' (세리스)는 고급 파인다이닝의 전통을 가진 셰프들이 운영하는 가게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레스토랑 '일레븐 메디슨 파크'의 출신으로, 미쉐린 3스타를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세리스는 단순한 피자 가게의 이미지를 넘어 미식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기존의 뉴욕 피자는 빠른 회전율과 가성비를 중시하며, 단순한 토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조스 피자와 롬바르디스 피자가 있으며, 이들은 이미 조리된 피자를 다시 데우거나 썰어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뉴욕의 피자는 소셜 푸드, 즉 노동자들의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린더스트리 피자와 마마스투 같은 두 번째 세대의 피자 가게들이 고급 재료를 사용하여 차별화를 시도했다. 린더스트리의 부라타 피자와 무화과 피자는 독창적인 조합으로 주목받으며, 비로소 뉴욕에서 맛집으로 인정받았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난다. 반신반의하면서도 맛을 보고는 기존의 피자와는 확연히 다른 점을 느꼈다.
부라타 피자는 신선한 토마토소스와 부라타 치즈의 조화, 그리고 적당히 뿌려진 올리브 오일이 각각의 맛을 살린 점이 매력적이다. 무화과 피자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단짠' 조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마마스투 또한 시칠리아 스타일의 피자를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곳의 보드카 크림소스 피자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풍기 피자와 노르마 피자는 대중에게 사랑받을 만한 맛을 자랑한다.
세리스 피자는 더 나아가 3세대 피자로 불리는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밀가루 배합에서부터 토핑 선택, 한 판으로만 제공하는 주문 방식까지, 일반 피자 가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셰프들은 각종 변수를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정밀하게 관리하며, 이는 '파인다이닝'의 관점에서 피자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세리스는 도우를 만들 때 밀가루의 종류와 양, 실내 온도, 사워도우 스타터의 무게, 사용한 물의 온도까지 철저하게 기록한다.
이와 같이 세리스는 경제적 부담이 큰 피자를 제공하며, 이는 전통적으로 '노동자의 음식'으로 알려진 피자의 이미지를 '자본가의 별미'로 변모시키는 과정을 말해준다. 하지만 여전히 뉴욕의 뒷골목에서는 1.99달러 피자 가게들이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근로자들로 붐비고 있다. 이러한 두 세계의 대극적인 차이는 뉴욕의 소득 양극화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뉴욕에서 피자 한 쪽이 고급화되는 한편, 여전히 저렴한 피자가 필요한 이들이 존재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